default_setNet1_2

공정위 시정명령 1호는 냉장고 표시-광고 사건

기사승인 2019.07.15  01:14:09

공유
default_news_ad1

- 1981년 삼성전자-금성사에 ‘소비자에 사과 광고 게재’ 부과

   
▲ 공정위는 표시광고법 시행 20주년을 맞아 지난 1일 연세대에서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가정에는 역시 200ℓ급 한국형냉장고… 월 소비전력 37kwh 초절전”-금성사(현 LG전자).

“소비전력을 줄이기 위해 냉동실을 줄이는 변칙방법을 택하지 않았습니다”-삼성전자.

1981년 5월 당시 ㈜금성사는 금성눈표냉장고 광고를 경향신문(15일), 동아일보(16일), 한국일보(17일), 중앙일보(18일), 서울신문(19일), 조선일보(20일) 등에 잇달아 실어 “일반 200ℓ급 냉장고보다 냉장실을 훨씬 크게 만든 새로운 타입의 냉장고”라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전자(주)는 냉장고 삼성하이콜드 광고를 중앙일보(19일), 한국일보(20일)에 게재하며 “눈 딱 감고 냉동실만 줄이면 절전은 쉽지만 2-콘덴서 콤프레서를 개발해 변칙방법을 쓰지 않고도 200ℓ 하이콜드 월 소비전력을 37kwh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당시 위원장 최창락 경제기획원 차관)는 다음달 22일 삼성전자, 29일 금성사(현 LG전자)에 대해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각각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부당한 표시-광고 처음엔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에 포함

공정거래위원회가 소관 법률인 공정거래법 위반 사업자에게 처음 시정명령을 내린 사건은 부당한 표시·광고행위 건이었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위는 1980년 12월 31일 제정된 공정거래법이 다음해 4월 1일 시행되며 탄생했다. 같은 달 3일 사무처 역할을 하는 공정거래실(1심의관 2심사관 5개과)이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내에 설치되었고, 다음달 7일 최창락 당시 경제기획원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구성됐다.
당시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한 3명의 상임위원과 2명의 비상임위원 등 5명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처음 출범 때는 최창락 위원장, 김동환 상임위원과 이규찬·정병휴 비상임위원 4명으로 시작했다.

이렇게 구성된 위원회는 같은 해 6월 22일 삼성전자의 허위과장 광고 건을 심의해 “중앙일보 등에 제재한 광고내용 중 ‘변칙 방법’ 부분과 ‘식생활 추세를 무시한 냉장고를 만들 수야…’ 부분은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의 제품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유인한 것(중략)으로, 이는 공정거래법 제15조 제6호 및 불공정거래행위 지정 고시 제12호에 해당한다”며 “이를 취소하고 소비자에게 해명 사과하는 내용을 2개 신문에 광고하라”는 시정명령을 처음 의결했다.

삼성전자의 삼성하이콜드 냉장고 광고 중 ‘하이콜드는 소비전력을 줄이기 위해 변칙방법을 택하지 않았습니다’등의 내용은 경쟁관계에 있는 금성사의 제품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것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같은 달 29일 금성사의 허위과장 광고 건에 대해 “경향신문 등에 게재한 광고내용 중 냉장실 윗부분이 실제로 1mm가 줄었음에도 오히려 늘어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광고했고, 밑부분도 실제로는 2mm밖에 늘지 않았음에도 상하 57mm 늘어난 것과 거의 같은 크기로 늘어난 것처럼 과장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유인한 것으로, 이는 공정거래법 제15조 제6호 및 불공정거래행위 지정고시 제12호에 해당한다”며 “이를 취소하고 소비자에게 해명 사과하는 내용을 6개 신문에 광고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 [출처=동아일보 1981년 5월 16일자 광고]
   

 ▲ [출처=동아일보 1981년 7월 7일자 광고]

 

   
▲ [출처=중앙일보 1981년 5월 19일자 광고]
   
▲ [출처=중앙일보 1981년 7월 7일자 광고]

당시 공정거래법 제15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는 “사업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경제기획원장관이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여 불공정한 거래행위로 지정·고시한 행위(불공정거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며 제6호에 ‘상품 또는 용역에 관하여 허위 또는 과장된 광고를 하거나 상품의 질 또는 량을 속이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경제기획원 고시 제40호 ‘불공정거래행위 지정 고시’는 제12호(허위, 과장광고 및 기만행위)에 ‘상품 또는 용역의 재료, 성분, 품질, 규격, 함량, 원산지, 제조방법, 효능 기타의 거래내용이나 가격, 수량 등의 거래조건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또는 과장하여 광고하거나,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의 것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또는 그보다 우량하거나 유리하다고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상품의 질 또는 양을 속이는 행위’로 정했다.

공정위는 삼성전자의 삼성하이콜드 냉장고 광고 내용은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의 것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또는 그보다 우량하거나 유리하다고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유인한 것’으로, 당시 금성사의 금성눈표냉장고 광고 내용은 상품의 규격에 관하여 사실과 다르게 또는 과장하여 광고해 소비자를 유인한 것‘으로 보았다.

당시 공정거래법은 제15조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행위가 있을 경우 경제기획원장관이 해당 사업자에 대해 불공정거래행위 중지, 계약조항 삭제, 기타 시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고(법 제16조), 나아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법 제56조 제2호).

공정위는 삼성전자와 금성사에 대해 문제가 된 광고 내용을 취소하고, 신문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사과하라는 시정명령을 부과했고, 두 회사는 같은 해 7월 7일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에 ‘소비자께 드리는 사과의 말씀’ 광고를 게재했다.

◆공정거래법 사건 대부분 차지하며 1999년 표시광고법 독립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이었던 ‘허위·과장광고 및 기만행위’는 표시광고법(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1999년 제정되며 공정거래법에서 떨어져 나왔다.

2011년 발간된 ‘공정거래위원회 30년사’에 따르면 불공정거래행위 시정실적은 초기 표시·광고 사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1981~1986년 사이 6년간 총 209건의 불공정거래행위 시정 중 표시·광고 사건이 102건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1987~1997년 11년간 불공정거래행위 시정실적 3084건 중 3분의 1이 넘는 1090건이 표시·광고 사건이었다.

   
▲ [출처=공정거래위원회 30년사]

표시광고법은 1998년 11월 26일 정부가 제정안을 발의해 다음해 1월 6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달 2월 5일 제정되었는데, 정부는 제정안을 제안하며 그 이유로 “시장구조가 공급자중심에서 수요자중심으로 전환되고 소비자의 올바른 상품선택이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관건이 되어 감에 따라 허위, 기만 등의 부당한 표시·광고를 보다 효과적으로 시정하고 소비자에게 바르고 유용한 시장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하여 현행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표시·광고 관련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해 새로이 이 법을 제정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1999년 7월 1일 시행된 표시광고법은 몇 차례 개정되었지만 금지하는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는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기만적인 표시·광고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비방적인 표시·광고 4가지로,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으로 정하고 있다.

시행령은 거짓·과장의 표시·광고는 사실과 다르게 표시·광고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표시·광고하는 것, 기만적인 표시·광고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표시·광고하는 것,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는 비교 대상 및 기준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거나 객관적인 근거 없이 자기 또는 자기의 상품이나 용역을 다른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나 다른 사업자 등의 상품 등과 비교하여 우량 또는 유리하다고 표시·광고하는 것, 비방적인 표시·광고는 다른 사업자 등 또는 다른 사업자 등의 상품 등에 관하여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내용으로 표시·광고하여 비방하거나 불리한 사실만을 표시·광고해 비방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4가지 부당한 표시·광고의 세부적인 유형 및 기준은 공정위가 고시로 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일 표시광고법 시행 및 광고판례백선 출판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공정위 상임위원을 지낸 신동권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은 “공정거래법 집행 역사를 보면 처음에는 대부분이 표시·광고 사건이었고, 공정거래 관련 대법원 판례가 1987년 처음 나온 후 초기 대법 판결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등 표시·광고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다른 분야에 비해 연구가 부족했다”며 “오늘 세미나가 (앞으로의 연구 진척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이어 “표시·광고가 공정거래법에서 빠졌지만 목적은 여전히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으로 되어 있고, 표시·광고에 관한 규정은 다른 법에도 많이 있다”며 “표시광고법에 대해 공정거래법의 하나로 볼 것인지, 별도의 소비자법으로 볼 것인지 법 위상에 대한 학계의 논의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권오승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표시광고법 20년의 회고와 전망’ 기조발제를 통해 “표시광고법이 소극적으로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금지를 통해 관행을 시정하는 데에는 상당한 지여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바르고 유용한 정보의 제공을 촉진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데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규제방법도 주로 공정위의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등과 같은 공적 규제에 의존하고 있고, 손해배상을 통한 소비자피해 구제는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고판례백선 출판을 주도한 한국광고법학회 신현윤 회장(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운용 과정에서 표시와 광고의 개념 재정립 문제와 같이 법 표시광고법 발전을 위하여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노출되고, 인터넷광고 시장의 성장 등 광고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중요한 시점에 표시광고법의 규범과 현실을 일치시키기 위한 앞으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광고판례백선은 현재 또는 미래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표시광고법을 비롯한 주요 광고법 판례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경쟁질서 확립 그리고 광고 법문화의 발전을 위한 전문가의 의견을 담아내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노태운기자 nohtu@maeilmarketing.com

<저작권자 © 매일마케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