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에 맞서려면 ‘판매원 경영’ 업그레이드가 관건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1993년 처음 문을 연 이마트는 올해 2분기 별도기준 71억원 연결기준 2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지난 8월 9일 발표했다.

이마트의 적자 행보에 유통업계는 적잖이 충격에 휩싸였다. 이마트의 부진은 소비자의 구매 형태가 대형마트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자리잡은 것이 첫 번째 요인으로 손꼽힌다. 소비자들이 굳이 대형마트를 가지 않아도 손쉽게 쇼핑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가 활성화되면서 대형마트의 부진은 이미 예견됐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는 쇼핑의 편리성과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손끝으로 몇번 클릭하면 원하는 제품이 다음날 배송되는가 하면 전날 주문한 제품이 새벽에 배송되기도 한다.

미국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호황임에도 불구하고 미 전역에서 사라진 오프라인 매장이 새로 문을 연 점포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등 온라인쇼핑의 급성장으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의 집계 결과, 올 들어 미국 각지의 쇼핑몰 등에서 새로 문을 연 매장은 3000개를 약간 웃돈 데 비해 같은 기간 문 닫은 매장은 배 이상 많은 7426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공정위가 집계한 다단계판매업 현황. [자료출처=공정위]
▲ 공정위가 집계한 다단계판매업 현황. [자료출처=공정위]
다단계판매 업계도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유통채널에 속한다. 제조사가 만든 제품을 유통시키는 형태는 같다. 대형마트의 부진 속에서도 다단계판매는 지난해 매출액이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단계판매 업체들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전년의 5조330억원보다 3.7% 늘어난 5조220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5년 5조1531억원(128개 업체)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대다수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거나 매출 상승이 미미했다. 다단계판매 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일부 대형 업체의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단계판매 업계도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쇼핑의 습격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 소비자는 값싸고 좋은 제품을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1인가구인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대형마트에 오가는 시간도 아깝고 온라인 쇼핑으로 손쉽게 의류, 화장품을 비롯해 식료품까지 살 수 있어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아도 될 정도”라며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배송료가 부과되는 제품이 있긴 하지만 대형마트에 오가는 대중교통요금이 배송료와 엇비슷해서 부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단계판매가 다른 유통채널과 비교해 우위를 가지는 가장 큰 강점은 ‘판매원’이다. 후원수당을 받기 위해 활동하는 판매원 외에도 순전히 소비를 목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형 판매원도 적지 않다.

다단계판매 업계가 온라인 쇼핑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다단계판매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다단계판매 주요정보 공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다단계판매업업체에 등록돼 있는 전체 판매원 수는 전년 대비 3.8% 증가한 90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단계판매업체에 등록된 판매원 수를 모두 합한 숫자로, 여러 곳에 중복 가입(등록)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판매원 숫자는 이보다 적다.

다단계판매업체로부터 후원수당을 지급받은 판매원 수는 156만명으로 전체 등록 판매원 수의 17.3%였다.

후원수당을 받고 있는 다단계판매원 156만명은 ‘충성고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단계판매 업계의 특성은 판매원이 소비자가 되는 것으로, 판매원 자신이 속해 있는 다단계판매 업체가 판매하는 제품을 소비할 확률이 높다. 자신의 소비가 후원수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쇼핑 등 다른 유통채널과 경쟁해 성공하려면 후원수당을 받는 156만명의 판매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 156만명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먼저 후원수당을 받는 156만명의 다단계판매원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면서도 자가 소비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단순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다단계판매 업체의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형 판매원을 진성 고객으로 만드는 것도 관건이다.

결국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판매원 경영을 잘 해야 온라인 쇼핑과 경쟁에서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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