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벌라이프 '보건식품 합동점검'으로 매출 격감하자 동분서주

▲ 허벌라이프의 올해 6월까지 전세계 매출 현황.
▲ 허벌라이프의 올해 6월까지 전세계 매출 현황.
글로벌 뉴트리션 전문기업 허벌라이프 뉴트리션(Herbalife Nutrition Ltd.)는 지난 12일(미국 현지시간) 회사 공동사장이자 건강-뉴트리션 최고관리자(Chief Health and Nutrition Officer)인 존 아귀노비(John Agwunobi) 박사가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2차 중국-미국 최고경영자(CEO)회의에 참석했다고 12일 발표했다.

▲ 아귀노비 공동사장
▲ 아귀노비 공동사장
아귀노비 공동사장은 미국 기업 관계자와 중국 정부관리들의 대화를 확대하기 위해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와 미국 상공회의소(USCC)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 이날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여론지도층 인사를 두루 만났다고 허벌라이프는 밝혔다.

아귀노비 사장은 이와 별도로 중국 건강기능식품협회(CNHFA) 주요 간부들을 잇달아 만나 회사의 중국 장기투자 전략, 중국 뉴트리션 분야 및 직접판매산업을 더 한층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설명했다.

허벌라이프는 이에 앞서 10일에는 중국의 동계스포츠 종목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베이징체육대학에 15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발표하며 “허벌라이프의 동계스포츠 육성 프로그램은 ‘건강한 중국 2030’를 위해 회사가 추진하는 정책의 중요 요소로,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국적 직접판매업체 허벌라이프가 중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최근 회사의 실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초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國家市場監督管理總局) 등 관계당국 합동으로 보건(保健)식품(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섰다.

2013년 소아암으로 투병 중이던 4세 어린이가 ‘항암 효과가 탁월하다’며 직소판매업체 취엔지엔(權健自然醫學科技發展有限公司)이 판매한 약초 추출물을 복용하다 효과를 보지 못하자 뒤늦게 항암치료를 재개했지만 2015년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사회적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직소(直銷)판매는 한국의 방문판매업과 다단계판매업을 합친 개념의 직접판매 방식을 말한다. 중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취엔지엔그룹 창업자 슈유휴이(束昱輝)회장 등 18명을 허위․과장 광고 혐의 등으로 체포하고,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올해 1월 8일 상무부 등 13개 부처와 합동회의를 열어 “보건(保健)식품이 민생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위법광고, 소비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한 ‘100일 합동점검(百日行動)’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중국 직소시장에 진출한 허벌라이프, 뉴스킨(Nu Skin Enterprises, Inc.), 유사나 헬스사이언스(USANA Health Sciences Inc.) 등은 올들어 중국 매출이 급감했다. 허벌라이프는 중국법인 캉바오라이(康寶萊保健品有限公司), 뉴스킨은 루신(如新日用保健品有限公司), 유사나는 바오잉(葆嬰有限公司, BabyCare Ltd.)을 운영하고 있다.

허벌라이프는 1분기 중국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1% 감소한데 이어 2분기에는 이보다 높은 34.8%나 급감했다. 뉴스킨은 올 1분기 중국시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었지만 2분기에는 24.4% 줄었다.

이로 인해 직접판매 매출액 세계 3위 허벌라이프는 올들어 전세계 시장 매출액이 하락세로 반전했다. 올해 6월말까지 총 매출액은 24억123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24억6240만달러)에 비해 5010만달러(2.0%) 줄었다. 중국 매출액은 4억9900만달러에서 3억3740만달러로 이보다 많은 1억6160만달러(32.4%) 감소했다. 중국에서의 매출 감소가 허벌라이프 전체 실적을 거꾸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허벌라이프의 전세계 매출액 중 중국시장 비중은 2011년 6.1%(34억5454만달러 중 2억1077만달러)에 그쳤지만 2013년 9.8%, 2014년 13.4%, 2016년 19.4%로 상승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0.6%(48억918만달러 중 10억760만달러)를 기록해 20%를 돌파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건강기능식품(보건식품) 집중 점검으로 올해 6월말까지 중국 매출 비중은 14%로 떨어졌다.

중국의 '100일 합동점검' 은 4월 중순에 끝났지만 언론이 피라미드 사기 의혹을 잇달아 보도하면서 중국의 직소판매 영업은 크게 위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지역 매출 비중은 2013년 24.3%(48억2530만달러 중 11억7460만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21.5%로 소폭 하락했다.

한국에 다단계판매업으로 등록한 한국허벌라이프는 2012년 매출액이 5744억원(부가세 포함)에 달했지만 2013년 5683억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후 2014년 5275억원, 2016년 2573억원, 지난해 185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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