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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자진신고 받고도…검 칼날 위에 선 공정위

기사승인 2019.11.28  01: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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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자동차부품 업체 담합 ‘늑장 고발’로 수사 대상에 올라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가 퇴직 간부들의 대기업 재취업 비리에 이어 담합사건 늑장 처리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구승모 부장검사)는 공정위가 지난 7월 고발한 일본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미쓰비시일렉트릭과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즈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27일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발 대상이 아니었던 또 다른 부품업체 덴소가 지난 2012년 5월7일 자진신고(리니언시)를 했지만 공정위의 실제 고발은 7년가량 지나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검찰은 공정위가 공소시효가 이미 지난 시점에서 일본 업체들을 고발했다고 보고 공정위가 고의로 고발을 지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담합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서 검찰이 기소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이 적용된다.

한 언론은 “검찰이 공정위의 늑장 고발 경위를 확인하려고 지난 10월말쯤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사무관 등 3명을 참고인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공정위 올해 7월 고발 건 검찰 ‘공소권 없음’ 처분

공정위는 지난 8월 초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부품 4개 제조업체들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얼터네이터와 점화코일을 판매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사전에 거래처를 나눠먹기한 사실을 적발해 총 9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2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내 발전기로 불리는 얼터네이터는 미쓰비시와 히타치 그리고 덴소 3개 업체가, 자동차용 변압기 점화코일은 미쓰비시, 다이아몬드전기, 덴소 3개 업체가 각각 담합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얼터네이터 담합과 관련 공정위는 미쓰비시에 78억7900만원, 히타치에 4억1500만원, 점화코일 담합에 대해서는 미쓰비시에 2억1400만원, 다이아몬드에 2억6800만원, 덴소에 4억2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중 얼터네이터 담합(납품 거래처 나눠먹기)에 가담한 3개 업체 중 자진신고한 덴소를 제외한 미쓰비시와 히타치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미쓰비시와 히타치가 얼터네이터 납품 거래처 나눠먹기를 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에 고발했지만 이에 따라 수사한 검찰은 공소시효 5년이 이미 완료되었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가 올해 8월 26일 작성한 ‘3개 얼터네이터 제조·판매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건’ 의결서를 보면 “피심인 주식회사 덴소가 자동차 엔진용 얼터네이터 시장에서 피심인 미쓰비시전기 및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즈와 자동차 제조·완성업체의 거래상대방을 제한한 행위 및 자동차 제조·완성업체들이 발주한 얼터네이터 구매입찰 건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심의절차종료 한다”고 돼 있다.

공정위의 심의절차종료는 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혐의 처분과 같다. 공정위는 덴소가 미쓰비시와 히타치와 함께 얼터네이터를 공급하며 담합했다고 판단했지만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 결정을 내리지 않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 얼터네이터 담합 관련 공정위가 판단한 3개 업체의 위반행위 개시일 및 종료일
   
▲ 얼터네이터 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조치 및 이유. [출처=공정위 고용진의원실 제출 자료]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갑)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얼터네이터를 제조·판매하는 3개 업체가 업체별로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2004년께부터 담합을 시작했다고 보았지만 종료일은 업체별로 달랐다고 판단했다.

얼터네이터 담합을 종료한 날에 대해 덴소의 경우 자진신고를 한 2012년 5월 7일, 미쓰비시와 히타치는 미쓰비시가 조사 협력을 시작한 2014년 12월 26일이라고 공정위는 보았다. 담합 종료일을 기준으로 미쓰비시와 히타치의 담합 공소시효 5년은 올해 2019년 12월 26일 완성되는 것으로 보았지만 검찰의 생각은 이와 달랐다. 검찰은 미쓰비시와 히타치의 담합 종료일도 덴소가 자진신고한 2012년 5월 7일로 보아 공소시효는 2017년 5월 7일 완성된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2012년 5월 자진신고 사건 2018년에야 전원회의 상정

얼터네이터 담합 사건에 관련된 미쓰비시와 히타치에 대해 공소시효가 도과했다는 검찰의 판단에 대해 논란의 여지는 없지 않다.

하지만 얼터네이터 등 자동차 부품 담합에 대해 2012년 5월 자진신고를 받은 공정위가 6년 이상 지나서야 전원회의 심의에 부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공정위는 지난해 2018년 11월 21일 전원회의를 열어 3개 자동차 점화코일 제조·판매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담합)에 대한 건, 3개 얼터네이터 제조·판매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건, 2개 점화플러그 제조·판매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건 등 3건을 각각 상정해 심의했다. 점화플러그 담합 건은 이날 심의를 끝내지 못해 올해 2월 13일 속개됐다.

공정위 전원회의는 합의 속개와 재개를 거치며 올해 6월 19일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얼터네이터와 점화코일 건은 담합으로 판단해 과징금 부과 등 결정을, 점화플러그 건은 심의절차종료 결정을 내렸다. 3개 부품의 담합에 대해 덴소의 자진신고일은 같았지만 각각의 조사 개시일과 담합 위반종료일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정위는 뒤늦게 각각 다른 판단을 내렸다.

   
▲ 조성욱 공정위원장(왼쪽)이 지난 10월 3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용진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이와 관련 고용진 의원은 지난 10월 3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덴소가 자진신고한 2012년 5월을 언급하며 “사건을 (전원회의에) 상정한 시기가 2018년이라면 6년 동안 뭘 했느냐”고 질문하자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다”면서도 “다만 (공정위) 인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1인당 처리한 사건이 많아지면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고 의원은 “그야말로 밥상을 차려준 담합사건에 대해 그냥 놔준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조 공정위원장이 “앞으로는 시효 도과 문제로 놓치는 사건이 없도록 열심히 더 노력하겠다”고 머리를 숙여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여진은 계속 남아 검찰 칼날이 다시 공정위를 향하는 형국이 됐다.

지난해 6월 20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당시 부장검사 구상엽)는 퇴직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퇴직 간부들의 대기업 재취업 비리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서였다.

노태운기자 nohtu@maeilmarketing.com

<저작권자 © 매일마케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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